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4개월여간 김앤장에 근무하면서 3억5000만원 상당의 보수를 받았다. 여야 의원들은 전관예우 아니냐고 따졌다. 박 후보자는 “보수는 세전이므로 세금을 제하면 줄어들 것이고, 에쿠스 차량은 업무용으로 지원받은 것”이라며 “제가 가진 법조 경력과 전문성,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1월28일자, 전관예우는 “송구” 공안수사는 ‘당당’) 

 

박한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말하는 법조 경력과 전문성, 다양한 경험이란? 국회 청문회 야당 측 인사들은 박 후보자가 대검찰청 공안부장으로 있으면서 2008년 촛불집회 과잉 진압·처벌과 공안정국 조성한 혐의를 제기했다. 박 후보자는 무죄 판결을 받은 미네르바 사건에도 직간접 관여한 것으로도 추궁받았다. 그는 2007년 삼성비자금사건 특별수사·감찰본부장을 지내면서 “성역없이 수사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삼성특검 출범. 그리고 국가보안법 존치 소신. 그리고 청문회날 결국 “송구스럽다”면서도 “월 6000만원 상당의 급여가 과도하지 의문”이라고 말했는데, 대형 로펌으로 간 검찰 고위 간부들의 레퍼토리. 월 1억여원을 받은 정동기 전 감사원장의 말도 “법조 30년 경력의 변호사 급여라는 실정을 아는 사람들은 용인하리라 본다.”

박한철 헌법재판소 재판관 내정자가 2011년 1월 27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김정근기자

 다시 박 후보자의 ‘과도하지 않은 월 6000만원’? “과도하지 않다”는 어찌 보면 겸손의 말. 부족한 임금일 수도.

 

 한 변호사는 “부장판사하다 나오면 월 5억원까지도 벌 수 있다고 들었다”며 “사건을 맡은 재판장이 자기가 가르치던 판사라면 손해배상 소송이든, 구속사건이든 좀더 유리한 판결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관예우’는 살아있었다, 중앙지법 출신 변호사들 구속사건 수임 ‘싹쓸이’, 2005년9월10일자)

 

 6년 전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공개한 자료. 월 6000만원은 박 후보자에게 송구할 정도로 저임금. 김앤장은 다양한 법조 경력을 지닌 그를 저임금으로 모신 셈.

대형 로펌에 들어온 지 1년 미만인 고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들은 월 7천만∼9천만원, 검사장 출신 변호사들은 월 8천만∼1억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 근무하는 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월급이 1억9천만원이었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23억원이다.(2006년11월22일자, 로펌행 퇴직법관 월급 1억9천만원, 참여연대 “전관 영입 갈수록 급증”)

 


그래도 용케 헌재재판관하고 다시 로펌 가 잘 하면 월 2억원 넘게 받으실 수도 있으니, 위안삼으시길.

대법관에서 퇴직한 변호사가 대형 로펌에 들어가 받는 연봉은 최고 27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10월17일자, 전관변호사 연봉 최고 27억)

 


검판사들 로펌행은 갈수록 늘었는데, 그중 ‘검사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들의 로펌행 비율은 검사 평균의 두배가 넘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퇴직한 검사장급 검사 42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9명이 20대 로펌행을 선택.

대형로펌 괜히 전관들에게 고액 연봉을 줄까. 2010년 10월 국감 때 나온 자료에 따르면, 김앤장 등 대형 로펌(법무법인)의 형사사건 무죄율이 일반 형사사건에 비해 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와. 김앤장에서 수임한 형사사건 중 자유형(징역형)이 선고된 비율도 일반 형사사건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


그래도 검판사 했다고 다 대형로펌으로 가 고액연봉을 받는 건 아니다. 아주 희귀한 인물 사례도 있다.


 

조무제 대법관의 청렴성은 1993년 재산공개 때 부산의 25평짜리 아파트 한채와 예금 1075만원 등 총 6434만원을 신고, 공개대상 고위법관 103명 중 꼴찌를 차지하면서 유명해졌다.(중략)지난 98년 대법관 부임 이후에도 해마다 증가되는 재산은 2천여만원 정도의 ‘봉급 저축’이 전부여서 현재 그의 총재산은 2억여원에 불과하다. (중략)조대법관의 퇴임 후 행보도 관심이다. 통상 대법관 출신은 대형 로펌이 ‘모셔가는’ 영순위. 그러나 주변에서는 그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고향격인 부산으로 낙향할 것 같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딸깍발이 조무제 대법관 퇴임, 법관의 사표 법원 떠나다)


흘러나온 얘기들은 맞았다. 조 전 대법관은 2009년 부산 민사조정센터 센터장으로 일하면서 보조직원·관용차없이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월 수백만원의 기본급만 받아가 귀감이 되기도. 그는 후배 법관들이 불편해할까 출·퇴근 때나 식사하러 갈 때에는 법원 정문 대신 옆문을 사용.



2004년 8월17일 퇴임식을 갖고 34년간의 법관생활을 마감한 '딸깍발이 판사' 조무제 대법관. 강윤중기자

월 1억원 안팎의 검사장급 출신들의 월급과 함께 월75만원 가량의 청소노동자들 월급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요즘 대한민국의 사회. 이 ‘월급에 관한 두개의 우울한 이야기’에 대한 하승수 변호사의 말.

새해 벽두에 갑작스럽게 해고 통지를 받은 홍익대 청소노동자가 2011년1월9일 농성장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은 채 잠들어 있다. 김세구기자

임금이 노동의 대가라고 한다면 정동기씨나 박한철씨는 참 비싼 노동을 한 셈이다.(중략)‘전관예우’는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특권을 이용한 대가라고 볼 수밖에 없다. 고위 판사나 검사직에 있었다는 것에서 발생하는 모종의 특권이 있고, 그 특권을 이용해서 고액의 급여를 받는 구조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을 하지만 75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그리고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처우개선을 요구했더니 ‘계약 만료’라는 형식을 띤 ‘해고’라는 답을 받았다. 홍익대학교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얘기다.(중략) 현실을 직시한다면, 월급 1억원과 75만원의 차이는 우리 사회의 권력관계를 반영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중략)래서 특권의 대가를 없애는 것과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것은 맞물려 있는 숙제다.(2011년1월25자, [하승수의 눈]1억원 월급과 75만원 월급)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Posted by 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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