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 오후 6시 53분쯤 충남 청양군 신흥리 금강 6공구 현장에서 굴착기사 김모씨(51)가 25t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2009년 8월 본격화된 4대강 공사현장의 20번째 희생자다. 올해만 12명째. 지난 15~16일 4대강 낙동강 공사현장에서 3명이 사망했다. 과속하는 죽음들. 비유와 은유, 선언의 죽음이 아니라 실제 죽음이 4대강에서 이어진다. 다음은 경실련과 건설노조가 기록한 4대강 공사현장의 죽음의 기록. 노동자들은 추락해 죽고, 차바퀴에 끼여 죽고, 모래가 꺼져 죽고, 슬래브가 무너져 죽었다.

 

4월에만 6명이 죽어났다. 이 일련의 죽음에 대해 경실련과 건설노조는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사업으로 올해를 완공 목표로 삼고 있다. 22.2조원이 투입되는 거대 토목사업을 2년 만에 졸속추진하기 때문에 밤샘작업은 물론이고 불법계약으로 인한 ‘탕뛰기’ 등이 성행하고 있다. 과적·과속·과로는 4대강 현장의 일상이 되었고, 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실련과 건설노조가 4월 21일 오전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공사에 투입된 노동자들의 연이은 사망사건과 관련,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이상훈 기자

20명의 죽음에 대한 정부 관계자의 해명(?)이 나왔다. 차라리 안 들었으면 좋았을 말.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4월 20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공사 진행과정에서 인명피해가 생긴 것은 살인적인 공사 진척 때문”이라고 한 의원의 질타에 “사고다운 사고는 몇 건 없고, 대부분 본인 실수에 의한 교통사고나 익사사고”라고 말했다. 야밤 일을 밥먹듯 해야 했던 4대강 사망 노동자들은 죽어서도 못난이, 낙오자 대접을 받는다. 그것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부터 투기의혹에다 실제로 살겠다고 한 아파트를 5억원에 전세 놓은 진짜 못난 인간으로부터.

 현 정권의 공정사회 담론을 4대강 속도전 사업 공정에 빗대 풍자한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0년 9월 10일자)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이 4월 17일 국토해양부에서 제출받은 ‘사업장별 작업시간’ 자료에 따르면 4대강 살리기 공사 사업장 154곳 중 법정 근로시간인 8시간을 지키고 있는 곳은 2곳뿐이었다. 대부분 공구에서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0∼11시간 일했다.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17시간을 일하는 곳도 있었다. 4월 16일 2명이 숨진 경북 의성군 단밀면 32공구 낙단보 공사현장도 하루 17시간 노동하는 곳이었다. 이들은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다 상판 슬래브가 무너져 목숨을 잃었다. 15~16일 낙동강에서 3명이 죽었지만, 어떤 애도의 기간 없이 공사는 계속됐다.


기암절벽과 굽이쳐 흐르는 물, 노송숲으로 낙동강 물길 중 아름답기로 이름난 경북 상주시 경천대 위로 별이 흐르고 있다. 4대강 공사로 준설작업이 한창인 이곳의 절경도 이제 볼 수 없을 듯하다. 별의 궤적이 자연의 눈물처럼 느껴진다. 야간작업 중인 4대강 현장 모습. 2010년 12월 30일 촬영. | 강윤중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말. “4대강(사업)을 갖고 이러쿵 저러쿵 하시는 분도 많지만 금년 가을 완공된 모습을 보게 되면 모두가 수긍할 것.” 또 “새로운 일은 다 반대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반대가 있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을 안 하게 되면 나라는 발전할 수 없다. 지역도 발전할 수 없다”고도. 그가 이 말을 했던 4월 16일 2명이 사망했고, 전날에도 1명이 4대강에서 죽었다.

2009년 7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지역투자박람회 개막식을 마친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살리기 사업관을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노동자 20명의 죽음에 미동하지 않는 사회. 이해인 수녀가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한 말. “금강, 낙동강을 제가 자주 보면서 다니게 되는데 너무 슬프고 개발이나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우리가 너무 자연을 파괴하는 그것이 정말 강이, 산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 뭐라고 할까. 그런데 우리가 적당히 무뎌져서 그런 것을 잊어버리고 살고,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도 그냥 죽나보다 지나가고, 방관자처럼 바라만보는 우리 입장이 너무나 슬프고, (죽은) 노동자들 가족들 생각하니까 잠이 안 오더라구요. (중략) 자연이 훼손되고 약자가 죽어가고 그래도 대변할 사람도 없는 것 같고, 이런 현실이 사실은 너무 슬퍼요.”

이해인 수녀는 소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반론에 대해 “우리 정신과 마음이 너무 병들어 있는, 그야말로 육체적인 장애는 없지만 정신적인 장애를 많이 가져서 판단이 흐려진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라고 했다.

Posted by 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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