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은 국세청장·경찰청장·국정원장과 함께 ‘빅4’로 불린다. 권력의 무게와 크기를 가리키는 말인 듯한데, 각종 불·탈법 사실과 의혹의 크기도 ‘빅4’에 포함되고도 남는다. 법과 원칙? 법치주의? 공정사회?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고,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다. 하지만 ‘검찰총장 후보자들이 사는 법’을 보면 마냥 웃을 일은 아니다. 그리고 ‘고비(?)’가 지나면, 법치 운운하며 다시 목에 힘주고들 다니실 분들이니까.
인사청문회 때 나온 고위공직자들의 불·탈법 사례들을 개괄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원고지 18장에 ‘백서’ 분량의 불·탈법 사례를 요약해 넣기란 불가능했다. ‘빅4’도 책 한 권 분량의 원고가 필요해 검찰총장 후보자들에게 집중해 글을 정리했다. 이마저도 줄이고 줄인 분량이다.


위장전입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한상대 검찰총장 내정자 지명을 해병대 기수열외에 빗대 풍자한 김용민 만평.(2011년 7월 19일자)


#검찰총장 후보자들이 사는 법 1. 위장전입


이명박 정권 검찰총장 후보자들의 공통점은? ‘위장전입’이다. 천성관, 김준규, 한상대 등 모든 후보자들이 위장전입으로 주민등록법을 위반했다.
천성관 후보자는 고등학생 아들을 원하는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위장전입했다. 김준규 후보자는 위장전입을 네 번이나 했다. 최근 검찰총장 후보자가 된 한상대 검사장은 1998년, 2002년 두 차례 위장전입했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지난 20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서 이렇게 말했다.
“두 번째 위장전입은 (한상대 후보자가) 2002년도에 서울지검 형사1부장 재직시에 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요. 형사1부장으로서 일반 국민들의 위장전입 위반한 거 상당 부분 기소했을 거라고 봅니다. 본인은 위장전입을 하면서 일반 국민은 기소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최근 4년간 위장전입으로 처벌받은 이는 6894명에 이른다고 한다. ‘주민등록법’상 위장전입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 범법행위다. 검찰총장 후보자들이 처벌받았다는 기록은 없다.

 
노무현 정권 때는 정상명 후보자가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다. 배우자가 실제 거주지가 다른 주민등록 주소지를 갖고 있었다. 21년간 주민등록상 별거 상태였다. 이분의 별거 사유는 독특하다. “무속인의 권유에 따라 주민등록지를 같이 하지 않았다”는 것.

전성원 계간 <황해문화> 편집장은 2009년 9월 20일자 칼럼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위장전입은 부동산 투기를 위해서건, 탈세를 위해서건, 자녀교육을 위해서건 실정법을 위반한 범죄행위다. (중략) 자기 자식의 교육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부모가 그깟 불법행위쯤 하고 눈감아버리고, 그런 부모 밑에서 교육받고 자라난 이들이 다시 출세하여 사회의 지배 엘리트로 재생산되는 구조 속에 인사청문회를 백 번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차라리 중세 교회처럼 이들에게 재산 헌납을 조건으로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자리를 주는 면죄부를 파는 것이 국민들 입장에서는 좀 더 실속 있는 선택이 아닐까 싶다.

이 칼럼의 제목은 ‘차라리 면죄부를 팔아라’였다.
 

#검찰총장 후보자들이 사는 법 2.호화생활

천성관 후보자는 2009년 7월 13일 청문회 과정에서 ‘조그만 교외’의 개념을 확대시켰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천 후보자의 소탈·청렴을 강조하기 위해 아들 결혼식에 청첩장을 안 돌린 일을 거론했는데, 아래는 당시 상황을 전한 기사다.

천 후보자는 “저와 아들이 원치 않아 안 돌렸다”면서 “지난 5월 20일 교외에서 했다. 조그만 교외에서 했다”고 답했다. 이에 주 의원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왜 청첩장도 안 돌렸느냐. 수억원의 부조금이 들어올텐데…”라고 하자, 천 후보자는 “가족끼리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그랬다”고 답했다.(중략)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질의를 던지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박 의원은 “아드님 결혼식을 교외에서 하셨느냐, 교회가 아니라 교외”라고 묻자, 천 후보자는 “예”라고 답했다. 박 의원이 “결혼식 한 곳이 서울 워커힐 더블유(W) 호텔 아니냐”고 물었고, 천 후보자는 “예, 야외에서 했다”고 대답했다.(경향신문 2009년 7월 14일자, 천성관 후보자 청문회, 아들은 ‘호화결혼’)

워커힐 더블유는 6성급 호텔이다. ‘교외’는 도시의 주변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어법에도 맞지 않는 말이다. 천 후보자는 다음날 사퇴했다. 검찰총장 후보자의 임명 전 사퇴는 처음이었다.
다음 타자로 등장한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는 어떤가. 요트와 승마를 두고 호화 취미 논란이 일었다. 돈 많은 사람의 취미생활은 존중할 수 있는데, 김 후보자의 해명은 존중하기 힘들다. 그는 “국민보급형 스포츠”라고 했다. 보급이 확대 중이라 자신도 누릴 수 있다는 건지, 국민에게 보급하겠다는 뜻을 펼친 것인지는 헷갈린다. 대전고검장 시절에는 근무시간에 미스코리아대회 심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의 해명은 ‘심사 공정성 확보’였다.

#검찰총장 후보자들이 사는 법 3. 스폰서와 친족 사랑

경향신문은 22일 한상대 후보자 가족이 처남인 박모 SK텔레콤 전무를 통해 법인 명의 차를 무상으로 빌려 타고 다녔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한 후보자는 그의 아파트에 살았던 처남이 회사에서 받은 SK텔레콤의 법인 차량을 주차등록한 뒤 타고 다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한 주민은 “한 후보자와 부인 등 가족들이 몇 년 전부터 이 그랜저를 타고 다닌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2011년 7월 13일 김준규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퇴임식에 참석해 초상화 선물을 받고 있다. (김창길 기자)


김준규 후보자는 자신의 매형이 연루된 선박회사의 보험금 사기사건과 관련, 담당 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검찰 간부의 친척이 조사받으러 가는데 담당검사에게 알려주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차장검사였고, 전화 받은 이는 평검사였다.

천성관 후보자 부인 김모씨는 모 업체가 임대해 쓰던 고급승용차를 넘겨받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천 후보자 내정 다음날 뒤늦게 제네시스 승용차를 보증금 1700여만원, 한달 임대료 170여만원 조건으로 사용계약을 맺었다. 이 차는 한 건축자재업체가 임대해 사용해오던 것이었다. 이 차는 천 후보자 아파트 주차장에서 지난해부터 주차증을 발급한 상태였다.
또한 천 후보자는 지인에게 차용증을 쓰고 아파트 대금 15억5000만원을 빌렸다. 검찰이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 수수죄’라고 규정했던 사건과 유사했다.

2008년 천 후보자 부인이 3000 달러짜리 샤넬 핸드백을 구입한 의혹도 나왔는데, 천 후보자는 “기억이 없다”고만 답했다. 이 말은 한국의 고위공직자들이 차마 거짓말을 못할 때 쓰는 말이다. 그나마 한줌 남은 양심을 가리키는 지표 같은 말이라고 해야 하나.

2007년 11월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가 삼성이 관리한 ‘떡값 검사’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의혹을 부인했다. 11월 13일 인사청문회에선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있는데 의혹만으로 총장이 낙마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삼성의 이우희 전 구조조정본부 인사팀장, 장충기 부사장과 함께 삼성에버랜드가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자주 골프를 쳤다”는 제보에 대해선? “기억나지 않는다.”

Posted by 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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